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18)
누구탓인가. 우리는 흔히 우리가 배척하고픈 감정이 올라올 땐 그 감정을 준 사람에게 또는 그 상황에 투사하여 책임전가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내가 무능하다는 감정을 느끼는 것을 경멸한다. 그 감정자체를 느끼는 것을 고통스럽다고 여긴다. 그래서 그 감정을 느끼는 것을 싫어하고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그 감정을 피하면 피할수록, 나의 현실에서 내가 무능하다고 느낄만한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매일 매일 그 감정이 반복된다. 그리고 명상을 하거나 생각을 가라앉힐 때 제일 먼저 올라오는 것은 내가 그토록 피하려고 했던 그 감정이다. 그래서 다양한 회피기제를 만들어낸다. 킬링타임용 영화를 보거나 아무 의미없는 TV를 보는 행동을 한다. 또는 몸을 바쁘게 움직여서 그 감정을 마주할 시간을 만들지 않는다...
2021.05.23 돈의 감정 이번주에 ‘돈의 감정’이라는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며 돈에 대한 나의 마음이 어떠한지, 내가 돈을 어떻게 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돈과 나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을 정리하게 됐다. 그리고 우연히도 돈과 관련된 일로 지인과 얘기를 하게 됐다. 그 지인이 이야기해준 일화를 통해 나도 잊고있었던 과거의 나의 돈과 관련된 감정이 떠올랐다. 어렸을 때 아빠가 자주 집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그와 더불어 어머니에게 생활비를 넉넉하게 주시는 편이 아니라는걸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아빠가 가끔씩 집에 오실때마다 나에게 용돈을 줬다. 꼭 엄마 계실 때 앞에서 줬다. 그래서 그때마다 엄마에게 너무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었다. 내가 이 돈을 받아도 ..
앎과 모름의 경계 나의 생각은 자기 맘대로 자기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해놓는다. 그 기준이란 것이 파헤쳐볼수록 모호하고 제멋대로다.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정말 아는 것일까? 아니면 모르는 것일까? 앎 어떤 면에서 나의 생각이 아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익숙한 것, 그리고 편안한 것을 아는것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불편한 것, 무서운 것은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편한 것, 무서운 것, 두려워하는 것이 내가 정말 모르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나는 그것을 안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무섭고, 두렵다는 느낌이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예를 들어 죽음 또는 끝에 대해 생각할 때 흔히 두려운 감정이 든다. 하지만 죽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죽음이 어떤 현상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 그 현상에 대한 인..
2021.05.09 오늘 새벽 3시 15분에 눈이 떠졌다. 다시 잠에 들려고 뒤척거리다가 계속 잠이 오지 않아서 일어나 앉아서 명상을 시작했다. 1시간쯤 명상 하고, 거실로 나와 108배를 했다. 그리고 ‘현존수업’ 4주차 부분과 요즘 읽고 있는 ‘아는것으로부터의 자유’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이번 주에 산에 다녀왔는데, 절도, 산도 다녀오고 나서 신기한 것은 내가 관점이 달라진 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번에 산을 다녀오고 나서 재밌는 점은, 내가 가족들에게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나를 표현하는 것에 그들이 당연히 나를 비웃을 것이고, 이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레짐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로인해 내가 그들의 말에 상처를 받았던 것처럼 그들도 나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겠다고 생각했다. ..
그대에게 가는길 마지막 사람이 참, 묘하다. 내안에 어떤 감정, 생각이든 분별없이 마주하고, 공감해주고 알아차리면 그 이후 그것들이 변해간다는 것을 알겠다. 알지만 어떤 감정은 허용이 되지만 어떤 감정은 허용이 잘 안 된다. 또, 어떤 생각은 허용이 되지만, 어떤 생각은 허용이 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싫다. 나에게 최근 찾아온 슬픔이란 감정이 그랬다. 학창시절 겪었던 우울과는 다르지만 이 슬픔이 지긋지긋했다. 그냥 싫었다. 그 감정이 올라오면 자동으로 싫었다. 이렇게 싫어한다는 것조차 알아차리기까지 참 오래걸렸다. 최근에 다녀온 건봉사 스님께선 습 때문이라 하셨다. 업과 습 때문에 분별심을 놓아버리기가 어렵다고. 그 말씀이 무엇인지 알 것같기도 하다. 분별없이 바라본다는 것, 이 단순한 것을 실천하기가 참 ..
현재에 머무른다는 것 지금, 여기에 머무른다는 것은 과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다. 현재에 내가 오롯이 존재한다는 것은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 계속 곱씹거나, 미래에 이런이런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여기에 있는 모든 소리, 시야, 느낌, 감정에 머무르며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의 흐름을, 마음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오롯이 현재에 머무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생각은 끊임없이 과거로, 미래로 나아간다. 과거에서 머무르던 마음을 거둬들이고, 미래에 머무르는 마음을 거둬들이고, 현재에 집중할 때 우리는 지금의 행위에 오롯이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 그리고 그 현재의 행위가 내가 된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이 사라지고 현재에 있을 때, 우리는 현재의..
그대에게 가는길2 슬픔이라는 감정이 있다. 나는 슬픔을 느끼며 괴로워하고 고통받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슬픔과 나를 분리하여 보지 않는다. 그저 슬픔이 그냥 있을 뿐이다. 나와 슬픔은 나뉘지 않는다. 지금 이 슬픔이 있는 현재 자체가 나다. 말(言)이 있다. 나는 이런 말, 저런 말을 듣고 좋아하고, 슬퍼하고, 상처받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외부의 자극, 즉 말에 의해 자극을 주고 받는 사람이 아니다. 그저 말이 이 순간 있을 뿐이다. 지금 말, 소리가 있을 뿐이다. 이는 모든 상황, 감정에 다 통용된다. 모든 상황에서 그 상황이 나에게 불러오는 감정과 생각을 보지 않고, 상황 그 자체를 인지한다. 사랑은 있음을 인정해 주는 것, 있는 그 자체로 인정하고 허용하는 것이다. 내가 느껴진다고 하는 이 감각의 착각에서 벗어나면..
그대에게 가는 길 1 최근에 어떤 계기로 인해 분리감이 크게 느껴진 적이 있었다. 기존에 어딘가 불만에 가득찬‘나’라고 생각했던 마음의 층이 분리되면서 그 아래에 ‘아이고, 그랬어~’하는 사랑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마음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리고 사랑의 마음은 내가 기존에 ‘나’라고 생각했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안고 있었다. 나는 그 사랑의 마음에 머물러, 기존의 ‘나’를 바라보며 요즘 묵상을 많이 하는 중이다. 기존의 ‘나’는 처음엔 생각으로 보였다. 그 생각은 “나는 주변사람이 행복해야 사랑받을 수 있다. 나는 주변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였다. 이 생각을 곰곰이 바라볼수록 살면서 알게모르게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위축되고, 그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러다가 얼마간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