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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Sunday and NOW

그대에게 가는 길 1

최근에 어떤 계기로 인해 분리감이 크게 느껴진 적이 있었다. 기존에 어딘가 불만에 가득찬라고 생각했던 마음의 층이 분리되면서 그 아래에 아이고, 그랬어~’하는 사랑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마음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리고 사랑의 마음은 내가 기존에 라고 생각했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안고 있었다.

 

 

나는 그 사랑의 마음에 머물러, 기존의 를 바라보며 요즘 묵상을 많이 하는 중이다. 기존의 는 처음엔 생각으로 보였다. 그 생각은 나는 주변사람이 행복해야 사랑받을 수 있다. 나는 주변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였다. 이 생각을 곰곰이 바라볼수록 살면서 알게모르게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위축되고, 그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러다가 얼마간 시간이 지난 뒤에는 큰 슬픔이 쏟아졌다. 어떤 때는 높이가 큰 파도가 덮쳐오듯, 어떤 때는 갑자기 쏟아지는 장대비처럼 그렇게 쏟아졌다. 왜 슬픔이 쏟아지는지도 모르고, 슬픔이 쏟아져 내려오면 그냥 그 속에 잠겨서 슬픔 속에서만 머물렀다.

 

그렇게 슬픔에 머무르다 눈물이 나오면 울고, 울면 안되는 상황이면 참고... 그렇게 한 3일을 보냈을까. 어제 이 슬픔이 일종의 패턴이라는걸 알게됐다. 이 슬픔은 기존의 의 생각과 같이 붙어있는 감정이었다. 그래서 그 생각을 곰곰이 바라보고, 사랑으로 바라보니, 뒤이어 그 감정이 올라온 것이었다. 생각과 감정은 항상 같이 있는 것인데, 그걸 또 잊었구나 싶었다. 그걸 모르고 생각을 사랑으로 바라보니 감정이 떠오르는데, 감정은 사랑으로 바라보질 않으니 계속 반복됐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이렇게 돌고돌아 다시 원점으로 왔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슬픔은 내가 명상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20193, 이유를 알 수 없는,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우울감이 찾아왔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들도 크게 감흥이 느껴지지 않고, 나 혼자 심해에 잠겨있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살다가 이 우울감이 내 주변사람들에게도 퍼지면 사람들이 나를 떠나가고, 나는 더 우울해지고 자책할 것 같았다. 무서웠다. 그래서 뭍으로 올라가서 숨한번 쉬고자 그렇게 명상을 시작했다. 그리고 2년간, 그 우울감이 나는 떠나간 줄 알았다. 그러나 여러 과정을 거쳐서, 다시 이 슬픔을 마주하게 됐다. 어쩌면 그동안의 과정은 이 슬픔을 마주하기 위해 마음의 힘을 길러오는 과정이었을 수도 있겠다. 오랜만에 마주한 이 슬픔을 내가 다르게 봐줄 수 있는 힘이 커졌기 때문이다.

 

 

오래전 얼굴만 알던 사람과 새롭게 친해지는 마음으로.

당신을 오롯이 알고 느끼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친구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이번에 한번 지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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