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3시 15분에 눈이 떠졌다. 다시 잠에 들려고 뒤척거리다가 계속 잠이 오지 않아서 일어나 앉아서 명상을 시작했다. 1시간쯤 명상 하고, 거실로 나와 108배를 했다. 그리고 ‘현존수업’ 4주차 부분과 요즘 읽고 있는 ‘아는것으로부터의 자유’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이번 주에 산에 다녀왔는데, 절도, 산도 다녀오고 나서 신기한 것은 내가 관점이 달라진 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번에 산을 다녀오고 나서 재밌는 점은, 내가 가족들에게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나를 표현하는 것에 그들이 당연히 나를 비웃을 것이고, 이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레짐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로인해 내가 그들의 말에 상처를 받았던 것처럼 그들도 나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겠다고 생각했다.
또, 내가 누군가의 불평, 불만이 들릴때마다 미묘하게 참고 들어준다고 생각한다는 걸 알게 됐는데, 지금, 책을 읽다가 순간 이게 과거의 내가 계속해서 불평불만을 말했기 때문이라는걸 알게 됐다. 그래서 그들을 분별하며 저항하고, 참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과거의 나를 계속해서 밀어내는 것이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그렇게 과거의 나를 품어안았다. ‘더 이상 너를 밀어내지 않을게.’ 그리고 모든 불평불만에게 사랑을 불어넣었다. 그렇게 눈을 감고, 숨을 쉬고 한참을 있었다. - 아니 잠깐, 요즘 좀 소심해진게 내가 이 과거의 나에게 계속 뭐라고 하고있었기 때문일까?
그리고 다시 책을 읽는데, 7시 정도가 됐다. 갑자기 잠이 쏟아졌다. 다시 자려고 침대로 가서 누웠다. 다시 잠들 수 있는 것에 행복했다. 잠들기 직전 귓전에 굉장한 불평과 불만들이 들렸다. 내 목소리도 아니고 가족의 목소리도 아닌 것이, 마치 가위 눌린 것처럼 – 가위는 아녔다 – 누군가의 목소리, 남자도, 여자도 있었다. 누군지 모르는 두어명의 소리가 계속 들렸다. 그런데 현실에서의 소리를 듣는 것과는 다른 소리였다. 그래서 소리를 듣는다는 것이, 오감을 내가 느낀다는 것이, 다시금 얼마나 좁은 세상을 느끼는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다가.. 까무룩 잠에 들었다.
꿈에서 나는 쭈구려 앉아 화분에 식물들을 돌보고 있었다. 하나씩 하나씩 구경하고 있는데 한 나무 화분에 내가 갑자기 물을 흠뻑 주고 있었다. 내가 물을 퍼와서 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갑자기 물이 생겼고 그 물을 화분에 붓고 있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엄청 줬다. 화분 아래로 물이 흘러내릴 것 같았다. 그래서 확인했지만 다행히 물은 흘러내리지 않았다. 그리고 식물 상태를 확인했다. 그랬더니 그 나무가 갑자기 무지개빛을 내면서 생기가 도는게 아닌가. 너무나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그렇게 생기가 도는 나무에 감탄하다가 갑자기 잠에서 깼다. 9시. 오늘도 아름다운 하루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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