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때 삶의 목적을 갈구했던 적이 있다. '나는 왜 태어났는가, 내가 이곳에 있는 목적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와 동시에 ‘지금 이곳보다 더 나은 곳, 지금의 삶보다 더 나은 삶, 나의 목적은 그곳에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어떠한 목표를 끊임없이 추구했었다. ‘어찌됐든 지금 이곳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니고, 지금 내가 하는 것은 내가 잠시하는 것일 뿐, 영원히 할 일은 아니다.’ 라는 생각이 저면에 항상 깔려있었다.
내 안에 만들어 놓은 이미지를 좇는 마음은 지금의 나를 거부하는 마음이고 회피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항상 현재만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현재가 아닌 먼 미래를 바란다거나 아니면 과거에 그래서 좋았지 하는 마음은 지금 현재의 나를 싫어하는 마음이다. 그렇게 현재의 나를 계속해서 거부하면 할수록 기이하게도 당신 안에서 진정으로 사랑받지 못하는 느낌이 자라난다. 그리고 그 마음의 갈증을 해갈하기 위해 외부에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해 줄 것 같은 사람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외부에서 찾은 연인 또는 친구, 스승 등의 인연은 잠깐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을 뿐,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것이 충족된 느낌을 주진 못한다.
단언컨대, 우리의 삶의 목적은 지금 여기를 체험하고 배우기 위해서다. 우리의 삶의 목적은 지금 눈앞에 펼쳐져있다. 지금 여기에 당신이 그토록 묻던 질문의 답이 이미 있다. 현재에 주어지는 교훈을 체험하고 배우지 않고서는 당신은 나아갈 수 없다. 지금 내 눈 앞에 펼쳐진 모든 감정, 생각, 문제, 일 등이 오늘 삶이 나에게 준 선물이자 목적이다. 나는 오늘을 체험하기 위해 이곳에 있다.
내가 체험하는 각각의 오늘은 모두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기쁜 날, 꿈에 그리던 성취를 이룬 날, 슬픈 날, 이 세상 누구 하나 내 편인 것 같지 않은 날, 사랑하는 이와 싸운 날, 아침에 늦잠부터 시작해서 무엇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은 날. 모두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다. 그렇게 나의 현재를 하나하나씩 사랑으로 안아보자. 오늘 나에게 있는 ‘나는 보잘 것 없는 사람이야’라는 느낌은 ‘나는 소중한 사람이야’라는 느낌과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고,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아’라는 느낌은 ‘모두가 나를 사랑해’와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무력해’라는 느낌도 ‘나는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고 선택할 자유가 있어’라는 느낌과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우리 안에 있는 생각과 감정은 모두 사랑받아 마땅하다.
놀라운 것은 우리가 내면에서 애써 모른체 해왔던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을 사랑의 시선으로 바라볼수록 ‘진정으로 사랑받는 느낌’이 차오른다. 그리고 그토록 우리가 찾던 것이 우리 내부에 이미 있었음을 알게 된다. 이 순간, 우리의 삶은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도 감동적이다. 막연하게 누군가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사랑받지 못한다고, 사는 내내 따라다니던 나는 벌 받아야 마땅하다고 하는 떨칠 수 없는 이 느낌에서 그 순간 자유로워진다. 사실 “우리는 계속해서 사랑받고 있었고, 버림받은 적도 없었으며, 지금 이 순간도 완벽하게 안전하고, 아늑함을 누리고 있으며, 아낌없는 사랑을 주고받고 있었다.” 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우리가 어떠한 이미지를 좇으며 현실을 도피할 때 얻는 이점은, 무엇보다 우리 안에 있는 두려움을 직면하지 않는 데에 있다. 두려움을 보지 않고, 자기 안에 지질한 모습을 보지 않음으로써 잠시나마 위안과 안정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진통제같은 안정이다. 진통제는 고통을 완화시켜줄 뿐이지 고통의 본질을 없애지 못한다. 따라서 그 안정은 영원하지 않고, 언젠간 무너질 땅을 걷고 있는 것과 같다. 하지만 내안에 있는 고통을 직면하는 순간, 도저히 피할수 없을 것 같은 고통에서부터 해방되며 안정이 찾아온다. 고통을 인정하면 고통이 사라진다. 두려움을 인정하면 두려움이 사라진다. 그렇게 우리는 그토록 원하던 사랑 안에서 편안해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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